• 요약: 결론은, 어렵다

     

     

     

     

     

     

     

     

     

     

     

     

     

     

     

    오늘 어디 가

    마곡

     

     

     

     

     

    오늘의 차림새

    약 먹어야지 싶다

    지렁이가 더 굵어짐

     

     

     

     

     

    이 땡볕에 캐리어 들고

    부랴부랴 인천 향하는 사람들

    부럽다

     

     

     

     

     

    마곡

    반년 전까지 이곳으로 출퇴근했다

     

    파견 갈 때만 해도 우울함의 극치였고

    왕래하면서 통근 왕복 세 시간이 벽처럼 느껴졌는데

    사람들도 좋았고, 일도 수월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생활 햇수 3년차 중 요양의 시간이었음

     

    생각해보니까 오늘 간 김에

    내가 즐겨 찾던 샐러드 가게라도 가볼걸

     

     

     

     

     

    롯데캐슬은 아직도 미분양이 남았나보다

    나 지나갈 때도 이곳 저곳 홍보하시던데

    아직까지

     

     

     

     

     

    마곡도 가산디지털단지 못지 않게 카페가 수두룩이다

    스타벅스 옆에 투썸플레이스, 옆에 또 다른 개인 카페

    텐퍼센트, 메가커피 같은 저가 커피도 많고

     

    오피스에 입주한 카페들, 특히 FM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많아서

    그냥 사내 카페테리아가 아니라 자체 브랜드 카페인 곳들도 많다

     

    이를테면 케이스퀘어 마곡 운영사는 S&I 코퍼레이션이라는 LG 계열사인데

    자사 퍼실리티 서비스 브랜드인 샌디라는 이름을 걸고 1층에 카페를 내놨다

    사무실 임대와 건물 관리 외에도 부가수익을 창출하려는 방법이겠지

     

    근데 지나가면서 보아하니 잘 안 됐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커피 맛도 그냥 그건데 가격이 애매했음

     

     

     

     

     

    오늘의 목적지, 서울카페위크

     

    서울카페쇼는 연말이나 돼서야 갈 수 있고

    보아하니 여름에 다류 관련 전시회는 잘 안 하는 것 같고

    인터 시즌 중 여는 전시회는 여기가 유일했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귀찮아도 이번에 참석

     

     

     

     

     

    사전 예약하면 5000원, 현장 만 원

    한 달인가 전까지 예약하면 무료 입장인데

    너무 늦게 알았음

     

     

     

     

     

    들어가자마자 냉동 빵집이

     

    중간 규모 전시회라 그런지 테넌트에

    꼭 카페와 로스터만 있는 건 아닌 듯

     

    1/3은 커피, 차, 1/3은 베이커리,

    1/3은 꿀, 건강식품, 대출(?) 등등..

     

    대출은 생각해보니 전시회는 소비자만 오는 곳이 아니니까

    아마 카페 사업자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무조건 공존하겠지

     

     

     

     

     

    그래도 어디로 가면 커피 먹을 수 있습니다

    정도는 알려줌

     

     

     

     

     

    @큐로스터

    카페를 운영하는 로스터리는 아니고

    그냥 납품 전문 포지션인 로스터리 같다

     

     

     

     

     

    피치 블로썸이라는 블렌드

    복숭아, 자스민 그리고 리치 등의 노트가 나온다는데

    글쎄 그냥 살짝 콤콤한 산미 정도

    로 기억난다

     

     

     

     

     

    @서부커피

    부산권에 자리잡은 로스터리다

    로스터리는 김해에 있는 것 같다

    그곳에서 카페도 같이 운영 중

     

     

     

     

     

    이것 저것 먹어보고 후보군을 잡았는데

     

    시즈널 블렌드였던 여름방학, 내가 먹고 싶어서 만든 블렌드

    이거는 아이스로 나와서 그냥 '신 맛'만 났고

    에티오피아 단체도 그렇게 밝진 않았고 어떤 노트도 떠오르지 않는 산미

     

     

     

     

     

    @르와조

    전시회 근처에 소재한 로스터리 같다

    공장은 김포, 카페는 발산과 마곡 그리고 역삼

     

    대체로 오피스 상권에 쇼룸 포지션인 카페들이 있고

    공장은 강서권 근처인 김포에 가져다 놨는데

    이쪽도 마찬가지로 B2C보다는 홀세일에 집중하는 것 같음

     

    특이사항은 추출 분야 대회에서 수상 실적이 많은 듯?

    브루잉 대회, 에스프레소 대회 수상이 잦다

    바리스타 감각 중심으로 원두 큐레이션을 이끌어간다는 뜻일까

     

     

     

     

     

    2개를 시음했는데

    과테말라 엘 소코로, 콜롬비아 레나세르 SL28

     

    그냥 그랬다

    과테말라는 아무 향도 안 나는 그냥 강배전 커피

    SL28은 노트도 기억이 안 남.. 얘도 가볍고 산미만 났던 듯

     

    사실 맛도 기억 안 남

    뭐지 싶어서 검색해보니까 샵에서는 안 파는듯

    당황스럽네

     

     

     

     

     

    @커피빌런

    단일 블렌드만 팔았다, 피치밤 블렌드

    복숭아 향이 직관적으로 나온다

     

    그렇다, 가향이다

    코퍼먼티드라고 함

    가향을 여기 와서 처음 봤다

    근데 왜 물어봐야 알려주는 거지?

     

     

     

     

     

    @비엘씨커피

    여기 좀 눈에 가는 원두가 많았다

     

    그중에서 최고봉

    콜롬비아 캄포 에르모소 시드라 버번 워시드 CM

    정확히는 시드라라는 품종인데 버번의 아종이라고 함

     

    쉽게 말하면 내추럴 무산소 방식이라는 것 같은데

    유칼립투스 같은 화한 관목향이 굉장히 직관적이다

     

    처음에 이런 가향도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생두 프로세싱 방식이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음도 해보니까 상쾌한 허벌 아로마가 삭 스침

     

     

     

     

     

    얘도 좀 눈이 갔다

    운남의 카티모르? 직원도 정확히 기억은 못했던 것 같은데

     

    프레그런스만 맡아도

    리치 같은 쥬시한 열대 과일의 농축된 것 같은 향이 잘 났다

     

    얘는 워시드를 이스트로 발효한 프로세싱을 거쳤는데

    이전에 본 가향들과 같은 정도의 볼륨으로 리치 향이 직관적이어서

    가향이냐고 물어봤는데 기억하기로는 선뜻 명쾌한 답이 안 나왔다

     

    시음이 궁금했는데 추출할 분량이 채 안 됐던 것 같다

     

    로스터리는 어딘지 기억이 안 나는데 어차피 몰라도 될 것 같은 게

    올드 크롭 중 남은 소량을 올해에 들어 전시회를 위해 로스팅해서 가져왔고

    파는 분량이 전시회에서만 남았고, 웹에서는 안 판다고 함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까 운남 같은 유니크한 셀렉션은 일본에나 있던데

    그런 큐레이션을 하는 국내 로스터리는 기억해뒀을 법하기도 하고

     

     

     

     

     

    당황스러운 비주얼

    에쓰마랄다 30g 15장

     

    게르마늄 같은 느낌으로 파나마 게이샤를 판매 중

     

     

     

     

     

    세계 3대 진미! 코나, 모카, 블루 마운틴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고급 품종인 파나마 게이샤

    모란시장 바이브로 재래적인 영업을 하시는 중

     

     

     

     

     

    바께스에 세계 3대 커피 한 가득

     

     

     

     

     

    세 달 전에 갔던 다롄이 약간 연상되기도 하고

     

     

     

     

     

    오늘의 첫끼였다

    베이커리 부스에서 미트파이를 판매 중이길래

    그렇게 막 당 폭탄일 것 같지도 않고, 슥

     

     

     

     

     

    페이스트리

     

     

     

     

     

    안에는 토마토 미트소스와 민찌가 한 가득

    맛있었다, 이건 기억하고 싶다

    @꼬알라파이

     

    근데 점포가 인천밖에 없네..

    스마트스토어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집에서 생지로 그 맛이 날까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여기를 찾았다, ACF?

    서울커피위크 안에 일본 게스트 로스터리를 합쳐서

    전국구급인 메이저들을 모아놓은 섹션인 것 같다

     

    부스 배치도를 미리 보고 온 거라

    돌아다니면서 어디엔가 있겠지 싶었는데

    찾아도 찾아도 안 나오다 문 닫을 때 돼서야 찾았다

     

    안쪽 구석에 박혔더라

    앞에 두면 마이너들까지 발길이 닿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가

     

     

     

     

     

    @sym coffee roasters

    후쿠오카에 기반한 로스터리

    세계 라떼아트 챔피언십 파이널리스트?

     

    근데 솔직히

    미식이라는 분야에 대회라는 수직적인 척도가 뭐 그리 중요한지

    잘 공감은 안 간다

     

    타이틀 덕분에 라떼 수요는 굉장히 많아서

    내가 갈때쯤 라떼는 이미 품절이었던 것 같다

     

     

     

     

     

    현지의 로스팅 룸 사진을 걸어놨다

    감각 좋은데 비슷하게 차린 데는 많아서 인상 깊지는 않음

     

     

     

     

     

    오늘 가향 많이 봤다

    얘는 수박 코퍼먼티드

    수박향 짙게 나더라

     

     

     

     

     

    이것들이 좀 인상 깊었는데

    각자 다른 품종인데 메인 노트가 같다, 시트러스 계열

    근데 로스팅 포인트가 달라서 색의 짙음 차이가 있다

     

    콜롬비아 핑크 버번은 좀 더 플로럴하다고 설명하고

    탄자니아 SL28은 좀 더 밀도 있고 달달한 오렌지 향이라 설명함

     

    다른 품종으로 같은 계열의 노트들인데

    그 원두가 가진 특성으로 로스팅을 달리 해서

    라이트한 오렌지 플로럴, 약간 미디엄에서 오렌지 재미한 느낌

    이렇게 구성을 갖춘 건데 커알못인 나도 커피력이 보일 정도

     

    실제로 SL28의 프레그런스에서 상대적으로 더 구수한 향이 좀 느껴졌다

     

     

     

     

     

    여기는 국내 로스터리들과 다르게

    시음 외에도 유상으로 음료 메뉴를 판매했다

     

     

     

     

     

    그래서 주문했다

    탄자니아 템보템보 SL28

     

     

     

     

     

    허락 맡고 사진 찍었습니다

     

     

     

     

     

    일관적인 서클 푸어와 적은 단위의 유량을

    지속적으로 가져가주는 느낌이었음

     

     

     

     

     

    후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종이 컵에 받아서 뜨겁디 뜨거운데

    공간적 제약때문에 얘를 한참 들고 마실 수도 없고

     

    그냥 뜨거울 때 한참 혀를 데어놓고, 아무 맛도 없었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뭔지 좀 식어서도 아무 맛도 안 났다

     

    그냥 밝고 가벼운 산미만 남았을 뿐

     

     

     

     

     

    @히떼로스터리

    페루 카하마르카 산 이그나시오 게이샤 워시드

    캐모마일이 있다는데

    그냥 포도 계열이라 주장하는 콤콤한 산미가 옅어진 느낌

     

     

     

     

     

    @EINS coffee

    이쪽은 오사카, 검색해보니 로컬로 유명한 것 같다

    내 앞에서 도징 컵을 떨어뜨렸고

     

    나는 그걸 주워줬고 한참 후에 나도 커피를 흘렸다

    내 옷에 주루룩 묻었다

     

     

     

     

     

    파는 상품들은 바다 바다하다

     

     

     

     

     

    얘 좀 상큼하고 트로피칼한 향이 직접적으로 느껴져서

    이거 뭐야 대단하다 싶었는데

    집에 와서 다시 보니까 패션후르츠 가향이네

    아.. 역시나

     

    한 잔에 마논하던데 안 사먹길 잘했다

     

     

     

     

     

    음악 섹션도 있었다, 바이닐 파는 듯

    근데 굳이 여기서

     

    순수하게 궁금한데 바이닐 업체가

    부스 개설 비용까지 내고 여기 올 이유가 있을까

    어떤 연관 기대수익이 있는 것일까

     

     

     

     

     

    폐장 시간을 살짝 넘긴 6시 15분 쯤 회장을 나왔다

    날은 살짝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고

    항상 퇴근할 때 보던 LG 사옥들의 풍경들이 있었다

     

     

     

     

     

    이맘때쯤 퇴근할 때는 무채색 니트와 무채색 면바지

    혹은 스웻 팬츠였는데 오늘은 같은 무채색이지만

    물이 빠지고 구멍 뚫린 무채색

     

     

     

     

     

    @오닛

    집 가는 길에는 가보려 했던 동네 카페를 들러줬다

    오늘 필터 커피를 잔 포션으로 대략 세 잔은 마신듯

     

     

     

     

     

    이걸 사보려고 했었다

    쥬시 앤 스위트, 시러피한 질감이 궁금했었다

     

    후술하겠지만 이제 커피의 맛 그 자체에서

    이런 질감 같은 거를 찾는 거는 그만하려고 한다

     

     

     

     

     

    동네 카페는 무조건 에스프레소 안 팔면 망하는 장사 같다

    매장에 나를 제외하고 싱글은 커녕 필터 손님이 없었다

    한 명도, 근데 나 같아도 관심 없으면 굳이?

     

    사실 지금도 알아보고 간 게 아니면 그냥 아아 시킬 것 같다

     

     

     

     

     

    여기는 한 3~4개 싱글만 다루는 동네 스몰배치다

    스토롱홀드 S7X로 소량만 로스팅해서 대부분 매장 음료로 나가고

    그 중 일부가 원두 손님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원두 백의 포션도 해봐야 대부분 200g 정도

    품종도 적고, 양도 많지 않음

    그건 건너편 칠복상회도 마찬가지이고

     

     

     

     

     

    에콰도르 루그마파타 시드라 Lot2 워시드를 주문함

    에콰도르 정도까지 가면 마이크로랏이 있는가보다

    랏이 적혀 있는 것 보니까? 이렇게 알음 알음 배워간다

     

    핫, 아이스 추천해달라 했는데 아이스가 좀 더 어울린다고 해서

    아이스로 주문하고 추출하시는 거를 구경했다

     

    그러니까 머쓱이시면서 "바가 없어서.."

    앉아서 퍼포먼스를 보면 좋았을텐데 매장 환경이 그렇습니다

    라는 내용의 말씀이었던 것 같네

    아무렴 어때, 거창한 거를 바라면 안 된다

     

     

     

     

     

    서빙해주시더라

    대부분 스페셜티, 필터 커피 다루는 곳들은

    기본적으로 서빙을 해주시는 것 같음

     

    후기는, 아무 맛도 안 났다

     

    노트 설명으로는 파인애플, 망고, 청포도, 꿀

    원물로 먹었을 때 가볍지 않고 전부 묵직한 과일들

    그리고 직관적으로 시럽을 넘은 꿀이라는 농밀한 존재가 있었다

     

    사장님은 시럽보다 더 코팅된 질감으로 느껴져 꿀이라 했다지만

    차갑게 먹었을 때 그냥 신 물이었다

     

    솔직히 예상은 했는데 나는 비염이어서 후각이 금방 둔해진다

    오늘 이 더운 날에 바깥에서 한참 줄줄 찌리고

    바로 아이스를 때려버리면 당연히 아무 맛도 안 날 것 같았는데

     

    추천이니까 그래도 다르지 않을까 싶어 먹었지만

    내 자신을 내 스스로가 더 잘 알기에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그냥 커피 체리 특유의 그 째름한 산미, 오늘 지겹도록 느낀 그 산미만

    일관되게 나왔고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특징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미 온도는 차갑게 세팅되어서 노트의 변화는 없을테니까

    노트가 어떻고를 논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일관된 산미만 있는 물이다

     

    이 카페의 사장님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닫힌 내 코를 원망하고 싶음

    전비강이니 후비강이니 모르겠고 두루두루 막혔다

     

     

     

     

     

    갈 때 쯤에는 로스팅을 시작하고 계셨다

    소형 로스터기라 그런지, 스트롱홀드 같은 전기 머신이라 그런지

    소음이 들리지는 않아서 매장 운영 중에도 로스팅을 겸하시는 것 같다

    그 덕분에 귀를 대고 체크를 하시는 건가 싶었다

     

    트레이를 반납하니까 머뭇거리시면서 맛있게 드셨냐고 여쭤보시길래

     

    더 이상 빈말을 하고 싶지는 않고

    옛저녁 그 카페처럼 대충 취급하는 것 같지도 않은, 진지한 커피샵 같아서

    또 비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이드할 때 참고에 도움되시라는 차원에서

    내 나름 비염이라 아이스로 먹었을 때 아무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는데 많이 먹어보시면 알게 되실 거다

    라는 답변을 들어서 괜한 오지랖이었구나 싶었다

     

     

     

     

     

    오늘 가장 좋은 인상은

    퇴근길에 항상 보던 우리 동네의 애틋한 고저차

     

    전시회 후기는

     

    첫째, 전시회 시음은 의미가 없다

    추출한지 한참 된 필터 커피를,

    한 입이 채 안 되는 10ml 정도의 양을 종이 소주컵에 담아주고,

    또 환경이 광활하고 사람은 많고, 정신 없고, 서 있고

    예상은 했고 들은 바도 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둘째,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코에 기어이 다가온 특정 향들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수확은

    로스터리 미상의 "중국 운남 보련 덩말시일념 2.0 효소 워시드"

    BLC의 "콜롬비아 캄포 에르모소 버번 시드라 워시드 CM"

     

     

     

     

     

    그리고 글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어나더미네스의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피치

     

    두 번의 무산소를 통해 발효한 카스틸로 품종이라는데

    복숭아의 달달한 향과 사과의 청량함이 굉장히 뚜렷했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커피의 테이스트 개념 중에서는)

     

    지금 와서 검색해보니 가향 논란이 있다

    왜 품종과 원두 이름이 다르지 싶어서 검색해보니까 글쎄..

    이미 기존에 논쟁을 거친 것 같다

     

    같은 생두를 공급받은 커넥츠 커피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여부를 떠나 가향을 적어둔 듯하다, 검색하자마자 이거 나와서 흠칫함

     

    왜냐하면 아까 복숭아 향이 뚜렷해서 물어보니까 직원 말로는

    두 번의 무산소 발효를 거치면서 향이 인텐스가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여기서 원두를 선보이는 로스터들 간의 입장 차이가 비로소 보인다

    예전에 어떻게 논란이 전개되었을지 문득 너머로 체감이 된다

     

     

     

     

     

    사실 이 부분이 지금에 와서 포스팅하면서

    제일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미 이전에 이 부분에 대해

    영상을 접하고, 한 번은 생각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향의 논란에 대한 영상이었는데

    어디까지가 가향인가, 실제로 어디까지 가향을 하면

    외부의 재료가 가진 특성이 커피에 영향을 끼치는가

     

    커피가 가진 성격을 촉진시키는 것도 가향인가

     

    여러 논란을 설명했고 실제로 오늘 굉장히 인상 깊었던 리치피치

    원두의 생산자 엘 파라이소도 자체적인 미생물연구소를 갖췄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원두들의 캐릭터가 굉장히 선명하고 그 덕분에

    옥션에서도 고득점의 호평가가 줄지어 나오자 가향 논란이 생긴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가향 논란은 정확히 말해서

    어나더미네스가 설명한 것처럼

    커피가 내재한 과육의 성격을 촉진시킨 게 아니라

     

    실제로 복숭아나 리치를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그런 맥락에서 내가 어나더미네스 직원에게 대놓고 가향인가요라고 물어본 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본의 아니게 태풍의 눈으로 끌어들인 것 같아서 미안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엘 파라이소가 만약 이스트만 쓴 게 맞다면

    그건 가향이 아니라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간결하게 말해서 내가 마시는 커피에서 '그 커피'의 맛이 나는 거면

    그건 지극히 커피라고 생각한다

     

    이스트는 맛과 향이 없다

    그저 재료의 특성을 발현시키는 촉매제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트를 사용해서 커피에서 어떤 특정 향이 난다면

    그건 그 이스트를 만난 특정 커피 품종의 성격이 발현된 것이다

     

    이를테면 카스틸로라는 커피 품종의 씨앗 속에서

    밖으로 구체화하지 못한 커피 체리 과육의 성격

     

    그것이 곧 리치라는 열대과일의 뚜렷한 노트라면

    그것은 리치가 아니라 카스틸로다

     

    정확히 규정할 수는 없지만

    수천가지의 품종 중 유전계보라든지, 여러 이유로 카스틸로의 품종과

    리치라는 무환자나무목 과일의 향산이 비슷한 양상을 띄웠고

    그것을 인공적으로 가속화시키고 나서야 발견할 수 있었던 건데

     

    그렇다면 자연적인 발현이 아닌 인공적인 발현이라고

    커피의 맛이 아닐 수 있을까?

     

    덧붙여 이미 발효가 필요한 다른 식음료, 가령 수제맥주와 와인은

    이스트에 대한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꽤 시간이 흘렀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해 원재료의 발전을 모색함이 본연의 품질을 올린다는 주장은

    꽤나 과학적이고 객관인지가 된 타당성을 얻는다는 게 내 결론이다

    다만 논란이 된다면 그것은 정서의 문제라고 본다

     

    물론 맥주는 맥아 외에 홉이라는 맥주에 필수적인 부재료가

    복수로 존재하기 때문에 좀 더 포용성이 열리는 양상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비교 능력이 다소 낮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가 비유를 한다는 것은 비교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이미 잘 아는 존재, 혹은 구체화가 된 존재를 빌려

    좀 더 용이한 이해를 돕는 언어적 함의가 반드시 동반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명언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뜻은

    이런 맥락으로 탄생했음을 주지한다

     

    앞서나간 것, 혹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참조하는 것이

    인류가 지금껏 '학습'하고 그로 하여금 창조해온 형태인데

    왜 커피라는 존재 단 하나만을 두고 매몰이 될까, 혹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까

    궁금하다

     

     

     

     

     

    한편으로 오늘 전시회를 갔다 와서도 느낀 점인데

    커피에 우리가 생각하는 특정 타 재료의 향이 뚜렷하게 나는 게

    과연 커피가 가진 품질의 척도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게 내가 커피에 정이 뚝 떨어져버린 이유기도 한데

    자꾸 커피 체리라는 과일에서 어떤 과일이나 찻잎의 향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게 더 뚜렷하게 연상될수록 높은 평가를 하고

    그런 이유로 아예 가향까지 하면서 논란이 가세해,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특히 스페셜티라는 분야에 이르러

    사람들이 커피에 대한 이색(異色) 향에 강박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커피 체리가 가진 본연의 향이라든지

    커피 음료가 가진 본연의 맛이 없어서 그런 걸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차를 먹는 게 제일 나은 선택 아닐까

    오늘 전시회에는 커피말고도 차를 전개하는 브랜드가 굉장히 많았는데

    평소 차에 대해 관심이 없었기에 별 신경을 안 쓰다가 이번에 한 번 접해봤다

     

    생각 외로 상당히 직관적이고

    커피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던 꽃의 향이나 과일 향이 너무나도 뚜렷했다

    근데 그도 그럴 게, 그것들은 그 꽃과 그 과일을 우려낸 것들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그 향들이 뚜렷하겠지

     

    그러고 나니까 살짝 좀 현타가 왔다

     

    커피에서 깔끔한 질감의 과일 향을 추출하려고 노력한다는 게 초점이면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인가 싶어서

     

    지금까지 내가 먹어온 라이트 로스팅된 커피 체리에서 연상되는 향을

    찾으려고 이 카페, 저 카페를 다녀서 먹어봤는데 내가 왜 굳이 그랬을까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커피를 먹느니 그냥 복숭아 차를 먹으면 됐는데

    직접적인 존재가 딱히 더 비싼 것도 아닌데 굳이 대체재를 찾아 헤맸다

     

    더군다나 그것들의 텍스처가 티라이크해서 말 그대로 차와 비슷했으니

    정말 말을 다 했다, 더군다나 그닥, 딱 말해서 복숭아도 아니다

     

    말했듯이 내가 느낀 경험에서 포도라고 설명되는 것들은 콤콤한 산미,

    복숭아라고 설명되는 것들은 살짝 청량한 산미, 거기서 자두로 가면

    콤콤하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왠지 모르게 좀 더 짙은 느낌의 청량함

     

    이런 플랫폼들을 공유하는데 정말 잘 만들면

    그게 과일을 비슷하게나마 연상시키는 경험을 했다

     

    여기까지 경험했을 때

    그렇다면은 엑설런스로 갈수록 연상이 뚜렷해진다고

    그 목표를 커피가 아닌 다른 재료를 흡사하는 방향으로 설명하는 게

    과연 이 음료를 탁월하다고 여길 만큼 훌륭한 사고방식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정말 "커피 본연의 존재가 차와 달리 따로 존재할만합니다"라고

    소비자에게 주장하고 싶으면, 나라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건 복숭아의 우라까이 그 자체입니다"라는 말을 듣는다고

    매력을 느낄 것 같진 않다

     

    A급 짭을 사느니 그냥 정품을 사면 되는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하물며 A급 짭이 정품보다 비싸면 그걸 굳이 왜 사야 되나

    게이샤보다 저렴하고 준수한 자스민 차가 시중에 널리고 널렸다

     

    이렇게 말하면 또 다른 스놉이 한 마디 보탠다
    "자스민 향이 난다고, 자스민 맛만 나겠는지 어떤 특유의 어쩌고.."


    그럼 소비자에게 그 차별점을 분명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라고
    이렇게 말을 해서야 방어성으로 뱉지 말고, 내가 배려해줄 입지는 아니잖아

    객관인지를 하라고, 이 업계는 공급과잉이고 만성적인 수요부족이다

     

    아무튼

    오늘의 전시회 기행 끝.